2010년 10월 5일 화요일

기억해야할 것

내가 조교로 일해주는 Steve는 참 좋은 사람인데
같이 일하기는 쉽지 않다. 그는 못말리는 '대충대충'주의자라서
일은 많이 벌리지만 제대로 꼼꼼하게 끌고 나가지 못한다.
그래도 그가 그간 4년동안 내 학비와 생활비를 책임줘줬다.
또 내가 그 대신 다른 교수를 방법론 지도교수로 선택했을 때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줬다. 한국이었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주고 그 다음에도 나를 도와주려 애쓰는
그를 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좋아하게 됬다. 그가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외동딸이 게이인 것도 내가 그와 더 끈끈한 사이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이었다.

요 며칠 일이 많아 바빠죽겠는데 그가 자꾸 작은 일로 신경을 건드린다.
내년 유월까지만 일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정을 때려고 그러나보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또 절대 이런 스트레스에는 다시 휘둘리지 않아야지 하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한국에서 대학원 다닐 때 내가 겪었던 스트레스에 비하면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걸 가끔 까먹는다.
나도 가끔 그랑 일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며 마음속으로 그를 미워하는 것처럼
그도 나한테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걸 기억해야한다.
무엇보다 이제 그와 함께 일할 시간이 이제 일년도 남지 않았다.
그가 내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걸 잊지 말아야한다.

2010년 10월 4일 월요일

그녀로부터 위로받다


마음이 무거웠던 오늘, 내가 좋아하는 김연아 선수의 갈라 프로그램, <타이스의 명상곡>
으로부터 위로받다. 스케이팅 속도가 너무 빨라 가끔 프레임을 벗어나는 그녀, 얼음위를
날르는듯 스케이트 날로 음악을 연주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한동안 이런 저런 시름을
잃고 다른 세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2010년 10월 3일 일요일

삼촌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엄마의 큰 사촌남동생인 돈식삼촌이 돌아가셨다.
아직 창창한 나이신데, 목욕하다가 쓰러지셨단다.
엄마는 장례식장에 가서 내일이나 오신다고.
너무 갑작스런 부고라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이런데, 아버지를 갑자기 잃은 젊디젊은 동생들은 어떨까.
그나저나 엄마가 많이 걱정된다. 갑자기 함께 자란 동생을
잃고 그 슬픔에 탈진이라도 하면 어떡하나.


나도 이 황당한 부고를 접하고 어디라도 가서 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에
그동안 버려뒀던 블로그에 이렇게 글을 쓰며 마음을 달래본다.


삼촌, 부디 하늘나라에 가서 편히 쉬세요.
먼 곳에 있어 찾아가뵙지도 못하는 저를 용서하시고,
하늘에서 성재, 지안이 잘 지켜봐주세요.

못난 조카 설아 올림





2010년 1월 22일 금요일

인터넷 없이 살기

드디어! 유와 나는 집에서 인터넷을 끊기로 결심했다.

음,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일인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게 좋다는 결론이 났다.

조금 불편, 아니 처음에는 많이많이 불편하겠지만 아예 인터넷을 못하는 것도 아니니

불편함을 한번 감수해보자 했다. 처음에는 테스트 기간을 두자 그러기도 했는데

말나온 김에 실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제 집에 인터넷이 없으니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다만, 집에서만 주로 하던 블로깅을 많이 자주 할 수가

없겠는 것 등 아쉬운 건 많지만, 그래도 그냥 의미없이 하던 웹서핑을 줄이고

대신 꼭 전공공부가 아니라도 책이라도 한자 더 읽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니

오히려 기대가 된다. 인터넷 사용도 중독에 가까운 습관이라서 이렇게 조금

극단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좋은

습관들을 많이 가지게 되길 바란다.

 

 

 

 

 

 

 

 

2010년 1월 17일 일요일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구희연, 이은주 (2009), 출판사 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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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에서 돌아오면서 비행기 안에서 읽으려고 산 책이었는데

지금에서야 다 읽었다. 한번도 리뷰를 읽어보지도 추천을 받지도 못한,

그냥 알라딘을 뒤지다가 발견한 책이었는데,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저자들은 오래동안 화장품회사에 근무하다 지금은 의약식품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인데, 대한민국 및 세계의 화장품 회사들이 얼마나 소비자를

등쳐서 이윤을 올리는지, 또 얼마나 유해한 물질들을 아무 규제없이

사용해왔는지를 이 책에서 상당히 신랄하게 폭로하고 있다. 몇몇 내용들은

사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들어왔던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책으로

집약해서 읽어보니 꽤나 충격적이었다. 필자들은 화장품 회사들이 유해한 성분을

맘대로 쓰지 못하도록 소비자들이 현명해지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제껏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발라야한다는 건 철저한 상술이므로 자신한테 맞는 안전한

단 한 종류의 화장품을 찾아서 (로션, 크림, 에센스 등등 중 단 하나만) 써도 되고

그렇게 하는게 오히려 피부에 좋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책 제목에도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이라는 문구를 넣은 것 같고.

 

일단, 뭐니뭐니해도 저자들이 인사이더 출신으로 이렇게 내부고발자 역할을 자처

한 그 용기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국의 기업뿐 아니라

거대한 다국적 기업에게 소송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했을

것이고, 물론 학계에 남아서 계속 이런 작업을 나름 자유롭게 계속 할 수도 있겠지만

워낙 산학협력연구 등이 대세인 응용과학계에서 나중에 연구자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책의 이곳저곳에서 책을 쓰고 완성하는

과정까지 여러모로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는게 드러나는 걸 봐도 동종업계에

종사했고 앞으로도 계속 관련일을 해야하는 그들에게 이 책의 출판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했겠는가하는걸 느낄 수가 있었다.

 

뭐니뭐니 해도 이것저것 화장품을 사서 발라야한다는 그런 생각과 필요에서

해방된게 가장 고마운 부분이다. 사실 나는 색조화장을 거의 하지 않지만

기초화장품은 그래도 꼬박꼬박 챙겨서 바르는 편이었고, 또 나이가 들면서

왠지 아이크림이라도 발라줘야할거 같은 초조함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근데 이 책에서 이를테면 아이크림, 영양크림, 에센스, 로션 등이 사실

다 같은 성분에 발라지는 느낌만 다르도록 배합을 조절했을 뿐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속으로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것저것 발라야하는

귀찮음과 시간낭비는 둘째치고라도 쓸데없는 화장품을 사지 않아도 되니

돈은 또 얼마나 아낄 수 있겠는가..필자들은 친절하게도 '가장 피해야할

화장품 성분 20가지'를 정리해서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부록으로까지

만들어주었다. 가만히 보니 내가 갖고 있는 화장품 중 모든 성분 표시가

된 것중에 상당히 이런 성분들이 많이 포함된 것 같다. 단순히 피부트러블

이 문제가 아니라 발암물질도 많다 하니 다음부터는 그 단 하나의 화장품

이라도 꼼꼼히 따지고 잘 사야겠다. 한가지 흥미로운 건 필자들은 비누 이외

에는 집에서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것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지적한다는 것이다

'홈메이드'가 가장 최선의 대안이 아닐 수 있다는 그들은 오히려 소비자 운동을

통해 기업들의 생산패턴을 바꾸는게 더 나은 길이라고 주장한다.

 

미용산업의 소비자 운동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책들이 특히 한국에서 출판될 때 참 반갑고 고마운 심정이 든다.

그들의 주장에도 반박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런 식의 작고

용기있는 움직임이 결국 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가공/패스트푸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여러 움직임들이

음식 산업에 무시못할 변화를 가져온걸 지금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내가 산 책이 10쇄이고 작년 7월에 인쇄된 것이니 그래도 이런 종류의 책 치고는

꽤 팔리긴 한 것 같은데 (아마 내가 한국에 없는동안 굉장히 화제가 된 책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입소문이 더 나서 좀더 많이 이런 책이 팔리고 사람들이 더 많이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아직 책을 읽지 못한 주변 사람들이 있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새해 추천도서 목록의 첫번째로 이 책을 올려놓아야겠다.

 

 

 

 

 

 

2010년 1월 13일 수요일

먹고 먹고 또 먹고 ㅋ

이번 한국여행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일단 사진을 별로 많이 찍지 못했다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고 그런 와중에서도 음식 사진이랑, 먹는 사진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걸 발견하고는 좀 머쓱한 생각이 들었다. 기억하는 친구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가서 먹은 것들을 찍어가서 유에게 자랑질(?)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좀 지나쳤는나보다. ^^;;; 걔중에는 친구가 정성스레 만들어준 야참 오뎅국과 해장북어떡국도 있었고,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본 희한한 떡볶이도 있었다. 이번엔 어찌된 일인지 와풀에 꽂혀가지고 가는 카페마다 와플세트를 시켜먹었고, 오랜만에 제대로 맛을 낸 짜장면도 맛봤다.  다니던 학교 앞 추억의 우동과 쌀국수집에도 갔었고 친구덕에 화상으로 보면서 입맛 다시던 제니스 빵과 스콘을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 꼭 먹고 와야지라고 리스트까지 만들어놓은 냉면, 회, 그리고 미국에는 없는 고구마쌀피자까지 정말 아뜰살뜰하게 잘도 먹고 왔다. 여행을 먹은 것 위주로 정리를 시작하는게 좀 민망하기는 하지만, 사진을 보다보니 떠오른 나름의 테마이기도 하고, 그래도 정리 안 하는 것보다느 낫다는 마음으로 한국여행에 대한 블로깅을 시작하려 한다. ㅋ 이 많은 음식들을 함께 나누며 뜨거운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과의 추억을 생각하면서...